Editor S
좋아하는 책은 전철에서 읽기 싫은 사람들
슬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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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 출근하는 시간처럼
책 읽는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책 읽는 거 정말 좋아하는데,
평일엔 시간 없다는 핑계로 어쩐지 많이 못 읽어서
자투리 시간 겨우 찾아 읽어낸다.
머나먼 출퇴근길에서, 약속 장소로 이동하면서.
그런데 너무 읽어보고 싶었던 책의 첫 페이지는,
전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시작하고 싶지 않다.
나만 있는 조용한 공간에서,
방해받지 않고 조금은 경건하게 시작하고 싶다.
이동 중에 인생 문장을 발견해서
황홀해지면 어쩌지 싶고,
눈물이라도 나면 정말 큰일이지 싶다.
하필 출근길에 그런 문장을 마주치면,
일하러 가는 그 길이 더 비극적으로 느껴지니까.
갑자기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아득하게 느껴지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방, 내 책상.
좋아하는 물건들 사이에서 조용히 스탠드를 켜두고
한 줄 한 줄 읽고 싶다.
그렇게 읽다가 ‘음, 이 정도면 전철에서 읽어도 되겠다’ 싶은 책이면
그제야 가방에 넣고 나간다.
전철에서 읽으면 안 되는 책으로 판명 나면,
어김없이 내 자리에서 읽는다.
아니면 좋아하는 카페에서, 차분히 꼭꼭 씹어 읽는다.
급하지 않게, 체하지 않게.
어떻게 이런 문장을 썼을까,
어떻게 살면 이런 문장이 나올까
감탄하면서 빠져들다 보면,
나도 언젠가 이런 글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책은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
오늘도 또, 소중히 읽을 책 하나 더 늘었다.